요즘 일주일에 한 번, 오후 반나절 주민센터 도서관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봉사를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10월부터 시작했지만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혼자 업무를 담당한 지 이제 겨우 두 달이 좀 넘은 정도다. '봉사'라고 해서 거창한 건 아니고 책 대출, 반납을 처리하고 서가 정리하는 정도다. 봉사라고 하지만 교통비는 지급된다. 시급 1500원, 버스나 지하철을 한번 탈 수 있는 금액이다, 정말 교통비다. 주민센터 도서관은 작다. 처음 갔을 때 도서관이 생각보다 너무 작고 책이 없어서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우리 동네 주민센터 도서관만 그런 건 아니다. 다른 주민센터 도서관도 마찬가지다. 어떤 주민센터 도서관은 아예 책 열람 공간도 없다. 다른 곳은 열람 공간이 있어도 책상과 의자들이 너무 붙어 있어 답답하다. 그에 비하면 우리 동네 도서관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시야를 가로막는 기둥 하나 없이 탁 트인 홀에 책상 사이도 널찍해서 보기에도 여유 있다. 서가는 벽을 따라 빙 둘러 돌아간다. 첫눈에 보기엔 도서관이라기보다는 마치 북카페 같다. 어쩌면 정말 그런 의도로 만든 공간인 건지 도서관 출입문 옆 팻말에도 '도서관'이 아니라 '북카페'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정말 '쉼터'인데 책이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면 모를까 도서관으로서는 부족하다. 아무리 공간이 넓고 예쁘게 꾸며져 있어도 도서관에 책이 많이 없다는 건 아쉬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주민센터 도서관 일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상호대차 업무다. 상호대차란 같은 자치구 내 다른 도서관에 있는 필요한 자료를 이 도서관에서 대출받을 수 있게 해 주는 서비스이다. 반납 역시 가능하다. 우리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봉사자들은 하루 종일 다른 도서관에서 온 책들을 정리해서 신청자들이 오면 내어 주고, 반납된 책은 다시 원래 있던 도서관으로 보내느라 바쁘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