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노동금고 70년의 연대, 미조직 노동자 금융 소외 해법을 묻다

주류 금융이 외면한 노동자의 삶을 보다 지난 2025년 12월 9일, 노동공제연합 (사)풀빵 선진지 탐방단(이경옥 공동대표, 신언직 노동공제학습원장, 한영섭, 김순미, 김보영, 황혜원)은 일본 도쿄에 위치한 전국노동금고협회(로킨협회)를 방문했다. 현지에서 일본 협동조합연개기구(JCA) 이토지로 상무이사의 중계와 노동공제연구소 김형미 정책위원의 통역으로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었다. 이 만남은 한국의 미조직 노동자 증가와 금융 불안정이라는 현안을 일본 로킨(ろうきん)의 70년 역사에 비추어 성찰하는 중요한 계기였다. 로킨은 노동과 협동의 연대로 구축된 거대 금융 시스템으로, 금융이 어떻게 사회적 안전망이 되는지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노동과 협동의 두 축 : 로킨의 조직적 기반과 규모 로킨의 출발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상업은행의 외면 속에서 고금리 사채업에 노출되었던 일본 노동자들의 절박한 현실에서 비롯되었다. 노동자가 스스로 출자해 '노동자 자신의 금융기관'을 만들자는 의지의 결과이다. 당시 약 58% 가까이 되는 높은 노동조합 조직력에 힘입어 1953년 노동금고법 제정을 통해 '비영리'와 '노동자 직접 봉사'라는 원칙을 제도화했다. 로킨의 조직적 기반은 노동조합과 협동조합의 강력한 연대로 구축되었다. 로킨 회원의 대부분은 노동조합(약 80%), 생활협동조합 등 조합원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노동과 협동의 결합은 로킨을 단순한 금융을 넘어 노동자 생활 세계 전반을 지지하는 사회적 인프라로 성장시켰다. 그 규모는 주류 금융기관에 견줄 만하다. 2025년 3월 기준, 로킨은 전국 13개 금고, 588개 점포를 운영하며, 예금 23조 159억 엔, 대출금 15조 9,442억 엔을 운용한다. 이는 일본 금융기관 전체에서 자금량 기준 상위 11위에 해당하는 방대한 수준이다. 로킨은 자기자본비율 15.83%를 유지하며, 복지 목적의 금융협동조합이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과 건전성을 가질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영리 거부하고 생활에 밀착한 금융 철학 로킨 운영의 핵심은 명확한 복지 금융 철학에 기반한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