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당게' 자중지란... 입장 바꾼 장동혁과 사실관계 침묵하는 한동훈

1년 묵은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논란'이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르면서 당내에선 서로를 향한 '내부 총질'이 이어지고 있다. 이 논란은 지난해 7~11월 한동훈 당시 대표의 가족과 같은 이름의 당원들이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 부부 등을 비판하는 900여 건의 글을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올린 사실이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1년 전엔 "문제 되지 않는 게시글"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를 옹호했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당 대표 체제에서 당원게시판 논란이 재점화되자 입장을 180도 바꿨다. 한동훈 전 대표는 논란의 중심에 선 당사자로서 사실관계를 누구보다 잘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지만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당내 친한계 인사들이 '인격 살인' 운운하며 한 전 대표 지키기에 나서는 동안 정작 본인은 제대로 된 답을 전혀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이다. 1년 만에 180도 입장 바꾸며 불씨 지핀 장동혁 당원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당내 갈등이 커진 데는 입장을 바꾼 장동혁 당 대표의 책임이 크다. 장 대표는 한동훈 지도부에서 수석최고위원직을 수행하던 2024년 11월 21일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해당 논란을 두고 "당원이 익명으로 게시한 글"이라며 "누구냐를 떠나서 문제 되지 않는 게시글을 가지고 문제 삼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라고 한 전 대표를 두둔했다. 특히 "결국은 수사를 통해서 밝혀져야만 하는 내용이다. 당무감사를 통해서도 충분히 밝히기 어렵다고 본다"라고도 했다. 당시만 해도 그는 대표적 친한동훈계 인사로 꼽혔다. 그랬던 그가 12.3 불법계엄과 윤석열 탄핵을 둘러싼 입장 차로 한 전 대표와 정치적으로 결별하고 이후 당 대표가 되면서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한 당 차원의 공식 조사가 시작됐다. 시발점은 '김·장 연대'라는 말이 돌 정도로 장 대표와 관계가 깊은 김민수 최고위원의 발언이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8월 27일 신임 지도부 선출 후 처음으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원게시판 조사는 당무감사와 함께 반드시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한 전 대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후 당 대변인은 "김민수 최고위원이 개인적으로 발언한 것 같다"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다시 불씨를 지핀 건 장 대표였다. 장 대표는 지난 9월 29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을 임명한 뒤, 한 전 대표의 아킬레스건으로 거론되는 당원게시판 의혹 조사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원게시판 논란은 종결이 되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유사하거나 동일한 사안이 발생한다면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혀 당원들에게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당무감사위원회는 공식 조사 절차에 착수(11월 28일 오후 5시 51분 보도자료)했다. 장 대표가 자신의 강경 노선에 대해 연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한 전 대표와 당내 친한계 인사들을 정조준하고 나서면서 당은 점점 더 내홍을 겪었다. 행동대장 격인 김민수 최고위원은 11월 30일 강원 춘천시청 앞 장외 집회 무대에 올라 "당원게시판 조사는 당원들의 뜻이었다"며 "'당원게시판 조사해야 된다' 외쳐달라"라고 했다. 당무감사위원회는 한 전 대표의 가족과 이름이 같은 게시글 작성자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는 내용의 중간 발표를 내놓았다(12월 9일 오전 기자단 긴급 공지).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