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명 ‘국제평화고속도로’ 구상…해저터널은  통일교 교리상 과업”

한일 ‘아버지·어머니 나라’로 규정 해저터널 통한 물리적 연결 강조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이 ‘한일 해저터널’ 사업에 사활을 건 배경에는 교리상 반드시 완수해야 할 과업이라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한일 해저터널 구상을 처음 제시한 인물이 통일교 창시자인 문선명 총재이기 때문이다. 해당 사업은 단순한 인프라 프로젝트가 아니라 교단 차원에서 추진해야 할 상징적 과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문 총재는 지난 1981년 처음으로 ‘국제평화고속도로’ 구상을 제안했고, 그 기점을 한일 해저터널로 잡았다. 문 총재가 주창한 국제평화고속도로는 지구촌 단절 구간을 육로로 잇고 국가 간 교통망을 연결하는 개념으로,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통일교는 세계피스로드재단(WPRF)을 설립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세계피스로드재단은 일본 사가현 가라쓰와 한국의 부산을 잇는 한일 해저터널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재단 산하 한일터널포럼 등을 통해 해저터널 사업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문 총재가 한국을 ‘아버지의 나라’, 일본을 ‘어머니의 나라’라고 규정한 점도 해저터널 추진 논리에 영향을 미쳤다. 부부가 하나로 결합해야 한다는 통일교 교리의 관점으로 볼 때 갈라진 한국과 일본이 해저터널을 통해 물리적으로 연결돼야 한다는 인식이 통일교 내부에 자리 잡게 된 셈이다. 특히 부산은 통일교의 발원지로 통한다. 부산역사문화대전에는 1951년 부산으로 피난 온 문 총재가 동구 범일동에 토담집을 짓고 정착해 통일교 교리서 ‘원리강본’의 모태인 ‘원리원본’을 집필했다고 기록돼있다. 주변 수정산에는 문 총재가 기도를 올렸다는 ‘눈물의 바위’가 있으며 통일교는 이곳을 본성지라 부른다. 부산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부산 혹은 거제도와 일본을 연결하는 게 한일해저터널의 기본 구상”이라면서 “직접 연관 있는 부산에서 먼저 의제로 채택 뒤 국가적으로 논의가 돼야 자연스럽다는 점에서, 부산에서 여러 활동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일 해저터널이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다른 해저터널(영국-프랑스 총 길이 50㎞)에 비교해 그 길이가 210~230㎞에 달하는 데다, 사업비도 약 10조엔(약 95조원)으로 추산돼 막대한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