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손으로 다시 그리는 서울교통[기고/박정보]

매일 아침과 저녁, 서울의 도로는 수많은 사람의 하루를 실어 나른다. 출근길의 조급함, 아이를 등교시키는 부모의 마음, 늦은 밤 귀가하는 시민의 피로까지 교통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 그 자체다. 도시의 혈관인 도로가 막히면 시민의 삶도 팍팍해지고 도시의 활력 또한 떨어진다. 원활한 소통과 안전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교통정책은 시민의 눈높이보다는 행정의 관점에서 설계된 경우가 많았다. 어디에 신호를 설치할지, 어떤 구간을 단속할지 모두 ‘공급자’인 정부와 공공기관이 주도해 왔다. 책상 위 도면과 데이터만으로는 시시각각 변하는 현장의 흐름과 시민이 느끼는 구체적인 불편을 온전히 담아내기에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서울경찰이 시작한 ‘서울교통 Re-디자인 프로젝트’는 바로 이 관점을 바꾸는 새로운 시도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단 하나다. 이제는 시민이 주인공이 되는 교통정책을 만들자는 것이다. 도로 위의 불편함, 보행 중 느끼는 위험, 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