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신진우]‘모범 동맹’ 칭찬에 담긴 미국의 청구서

몇 달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를 따로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는 “아시아 동맹들은 국내총생산(GDP)의 2%도 국방비에 투자하지 않는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쏟아냈다. 특히 대만을 겨냥해선 “시급함의 결여가 문제”라고 쏘아붙였고, 일본을 두곤 “헌법을 핑계 삼아 후방 지원만 가능하다고 물러서는 건 모순적”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한국만큼은 예외였다. 한국에 대해 그는 “많은 국방비를 지출하며 대규모 상비군을 유지하고 강력한 방위산업 기반을 갖춘 ‘모범 동맹국(model ally)’”이라며 콕 집어 추켜세웠다.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당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진보 정부와는 다소 껄끄러울 것’이란 목소리가 심심찮게 나왔지만, 이러한 우려에 대해서도 그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한국이 제 역할만 잘해 준다면 우린 기꺼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韓, 핵잠 등 대미 방위 협력 기회 열려 그로부터 몇 달 뒤 ‘모범 동맹’ 얘기가 또 나왔다. 6일 피트 헤그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