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산업의 성장 역사에는 '내수용과 수출용이 달랐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자동차 산업이 대표적입니다. 수십 년 전 한국의 자동차는 수출형에는 고장력 강판을 더 많이 쓰고, 내수형에는 일부 사양을 낮춘 설계가 적용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는 누구도 크게 문제 삼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안전이 왜 시장에 따라 달라져야 하느냐'는 질문이 제기됐고 지금은 국내·수출 사양이 거의 동일합니다. 이 사례는 단순한 소비재의 문제가 아닙니다. 산업 발전 과정에서 '비용 절감'과 '안전 수준'의 줄다리기가 어떻게 사회적 논쟁으로 전환되는가를 잘 보여주는 역사적 경험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이 질문을 다시 해야 하는 상황에 와 있습니다. 이번에는 원전에 대해. 원전은 모두 같은 안전성을 갖고 있는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APR1400 노형을 보유한 나라입니다. 새울 1·2호기에서 시작해 신한울 1·2호기, 새울 3·4호기까지 동일한 이름을 가진 원전이 연이어 건설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알고 있습니다. APR1400이라는 이름 아래, 실제 적용된 안전 설비와 중대사고 대응 능력은 호기별로 상당히 다르다는 사실을.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