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경 고향' 남해 사람들도 "국가유공자 지정 철회-동상 철거" 촉구

친일 군인이자 제주 4‧3항쟁 당시 민간인 학살의 책임자로 지목받는 고 박진경(1918~1948) 대령의 국가유공자 지정에 대해, 그의 고향인 경남 남해 시민들이 '참담하다'라며 '즉각 지정 철회'를 촉구했다. 남해촛불행동은 17일 오전 남해군 이동면 앵강공원에서 "제주 4.3 민간인 학살 원흉 박진경 대령의 국가유공자 지정 철회"를 촉구하는 행동을 벌였다. 이들은 '동상 철거'도 함께 요구했다. "끔찍한 발언... 이를 용서할 수 있겠는가" 박진경은 남해 출신으로 일제강점기 때 일본 마쓰도 육군공병 예비사관학교를 나와 공병 소위로 임관돼 복무했고, 광복 이후 미군 지휘하에 경비대 제11연대장으로서 제9연대 1대대를 배속받아 제주 4‧3항쟁 때 진압 작전을 펼쳤으며, 1948년 6월 18일 당시 경비대 부하 장교들에 의해 암살 당했다. 박진경은 1950년 12월 한국전쟁 중 정부로부터 을지무공훈장을 받았고, 현재 국립현충원에 안장돼 있다. 국가보훈부(장관 권오을)는 지난 4일, 국가유공자법에 근거해 박진경을 국가유공자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후 국가유공자 지정 취소 요구 목소리가 높았고, 국가보훈부는 지난 10일 '입장문'을 통해 사과했으며, 이재명 대통령은 유공자 지정 취소를 지시하기도 했다. 박진경에 대해 남해촛불행동은 "그의 아버지는 일제의 관변단체인 대정익찬회 간부를 지낸 친일파이고, 박진경은 부친의 친일 행각에 힘입어 일본 오사카외국어대학에 유학을 갔다가 징집되자 일본육군공병학교를 마치고 육군 소위로 제주도에 부임한 뒤, 제주 주민들을 수탈하고 억압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해방 뒤 제주를 탈출한 그는 3년 뒤인 1948년 5월 6일 미군정으로부터 제주 9연대 연대장으로 임명받아 다시 제주도 땅을 밟았고, 도착 일성은 '조선 민족 전체를 위해서라면 제주도민 30만 명을 희생시켜도 좋다'는 끔찍한 강경 발언을 남겼다. 만약 제주도 출신 인사가 남해군에 와서 12.3 비상계엄사태와 같은 임무를 수행하면서 '남해군민 4만 명을 희생시켜도 된다'고 발언한다면 이를 용서할 수 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