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재산 뺏기고 빚만 떠안은 치매 노인들… 유명무실 후견인제

65세 이상 치매 노인 100만 명의 보유 자산 154조 원을 노린 범죄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실태 조사는 한 번도 이뤄진 적이 없다. 한국노년학회가 치매 인구와 고령자의 경제적 학대 피해율 등을 종합한 결과 지난 5년(2020∼2024년)간 금융 범죄에 희생된 치매 환자는 6만7743명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이 가운데 법적 처벌을 받은 경우는 49명으로 0.1%도 되지 않았다.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이 보건복지부 산하 노인보호전문기관의 ‘치매 노인 경제적 학대’ 판정서 379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는 정부의 무관심 속에 가려져 있던 치매 금융 범죄의 민낯을 보여준다. 치매 노인의 빚만 남기고 돈을 털어간 가해자의 52%는 남편이나 아내, 자녀, 친인척 등 가족이었다. 요양시설 종사자(32%)와 지인(12%)까지 합하면 96%가 피해자와 가까운 사람들이었다. 재산을 빼돌리는 방식은 환자의 기초연금이나 장애수당에 기생해 다달이 돈을 빼가는 ‘빨대형’, 폭력을 동원하는 ‘협박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