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둥이'가 부부싸움을 멈추게 하는 법

6년 전 이른 여름의 어느 날, 강아지를 집에 데려와 키울 것인지 가족 회의가 열렸습니다. 개는 마당에서 키워야 한다는 고리타분한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저만 반대하여 3대 1로 안건이 통과되었습니다. 그렇게 우리 가족은 그해 6월 중순,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둥이'를 새 식구로 들였습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일까요. 막상 강아지가 집에 들어오자 저는 금세 친해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개 아범'이 되었습니다. 그땐 아파트에 살았는데 출근 전, 퇴근 직후, 그리고 저녁 식사 후 이렇게 세 번 아파트 주변 놀이터나 공원을 거닐었습니다. 그런 까닭에 지금도 녀석은 밖에서만 볼일을 봅니다. '둥이'라는 이름은 지금 생각해도 참 잘 지었습니다. 애교를 떨 때는 '귀염둥이', 이것저것 꾀를 부릴 때는 '재간둥이', 말썽을 부릴 때는 '개둥이', 자식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 때는 '막둥이', 나이 쉰 넘어 생긴 자식이니 '쉰둥이' 등등 그때그때 이름을 달리 부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지난해 사월, 서울과 아산에 나가 있는 딸과 아들이 둥이의 다섯 번째 생일을 축하하러 집에 왔습니다. 민트색 고깔과 노란색 초, 맛난 케이크를 준비했죠. 안전을 위해 촛불을 켜진 않았는데, 파티고 뭐고 딸 품에 안겨 멀뚱멀뚱 케이크만 바라보던 녀석의 표정이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그런 재미로 사나 봅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