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는 방향으로 절로 고개가 돌아가는 12월이다. 2026년을 앞두고 서 있는 지금, 나는 또 한 번 같은 질문을 꺼내 든다. "올해 나는, 잘 살아왔는가?" 해넘이를 보러 멀리 떠나는 이들도 많다. 진주에 사는 나는 굳이 도시를 벗어나지 않는다. 남강이 도심을 감싸 흐르고, 진양호가 하루의 끝을 고요히 받아주는 진주는 한 해를 돌아보기에 충분한 풍경을 품고 있다. 올해도 변함없이 진주의 해넘이 명소 두 곳을 찾았다. 선학산 전망대와 진양호 호반전망대다. [선학산 전망대] 도심 위에서 하루를 접다 선학산 전망대에 오르는 길은 짧지만, 풍경은 깊다. 전망대에 이르면 남강이 도심을 휘돌아 흐르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리 위로 이어진 차량 불빛, 차분히 정리된 진주성과 도심의 윤곽, 너머로 겹겹이 포개진 산 능선이 서서히 노을에 잠긴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수록 강물은 황금빛으로 물들고, 진주성 일대는 그림자만 남긴 채 하루를 정리한다. 소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붉은 햇살은 잠시 머물다 이내 사라진다. 짧은 순간이 유난히 오래 기억에 남는다. 선학산 전망대 해넘이는 화려함보다 도시에서 살아온 시간을 조용히 정리해 주는 풍경에 가깝다. [진양호 호반전망대] 물과 하늘이 만나는 자리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