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문화] 실수가 신뢰로 변하는 달력

어릴 적 연말만 되면 집에 달력이 하나둘 쌓였다. ‘달력 인심’이 후하던 시절이라 공짜로 들어오는 달력이 방과 거실을 합친 수를 늘 넘어섰다. 집안의 대소사를 책임지는 엄마는 음력 날짜도 큼지막하게 적힌 달력을 선호했고, 아빠는 ‘걸어 두면 돈이 들어온다’는 은행 달력을 1순위로 골랐고, 오빠와 나는 디자인이 예쁜 달력을 골라 방에 걸어두었다. 거실 벽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