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 황재균이 깜짝 은퇴를 선언했다. 소속팀 KT 위즈는 지난 12월 19일 "황재균이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2026년 초에 은퇴식을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수의 갑작스러운 은퇴 소식에 팬들은 놀라움과 아쉬움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1987년생인 황재균은 경기고를 졸업하고 2006년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24순위)로 당시 현대 유니콘스(현 키움 히어로즈)의 지명을 받으며 프로 경력을 시작했다. 최근 은퇴를 선언한 오재일, 정훈 등과 함께 지금은 사라진 현대 왕조의 유니폼을 입어본 경험이 있는 마지막 세대다. 황재균은 이후 현대의 뒤를 이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거쳤고, 2018년부터 올해까지 KT 위즈에서 뛰며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기까지 무려 20년간 활약했다. 1군 통산 2200경기에 나와 타율 .285(7937타수 2266안타) 227홈런 1121타점 1172득점이라는 뛰어난 누적 성적을 달성했다. 황재균이 속한 87세대는, 박찬호, 임선동, 박재홍, 조성민 등이 활약한 73세대(92학번), 이대호, 정근우, 오승환, 김태균 등을 배출한 82세대등과 함께, 한국야구를 빛낸 최고의 선수들이 대거 등장한 '전설의 황금세대'로 꼽힌다. 강정호, 민병헌, 차우찬 등은 은퇴했지만, 아직도 류현진(한화), 양의지(두산), 최정(SSG), 김현수(KT) 등 많은 동갑내기들이 아직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황재균 역시 정든 그라운드를 먼저 떠나게 됐다. 황재균이라는 '기둥' 쟁쟁한 동기들에 비하여 황재균은 리그를 압도할 정도의 MVP급 성적을 올린 적은 없지만, 매년 큰 부상없이 많은 경기를 출장하며 안정적이고 꾸준한 성적을 올려주는 소나무같은 유형의 선수였다. 데뷔 이래 KBO리그에서 100경기 이하로 출장한 시즌은 현대에서의 신인 시절인 2007년(63경기)과 롯데에서의 2010년(94경기) 단 2시즌 뿐이었고, 2011년부터 마지막 2025시즌까지도 14시즌 연속 109경기 이상을 출장했다. 2011년 7월 8일부터 2016년 4월 29일까지 황재균은 무려 '618경기 연속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KBO리그에서 역대 연속경기 출장 3위 기록을 세웠다. 또한 2011년부터 올해까지 역대 7번째로 14시즌 연속 세 자릿수 안타 기록도 달성했다. 최전성기였던 2015시즌부터 2020시즌까지 5시즌 연속 20홈런 이상을 쏘아올리기도 했다. 여러 팀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였던 황재균이지만, 가장 뚜렷한 족적을 남긴 팀은 역시 마지막 소속팀인 KT였다. 실력에 비하여 우승과 상복이 없기로 유명했던 황재균이었지만, 2020시즌 KT에서 생애 첫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한을 풀었다. 이어 2021시즌에는 주장을 맡아 신생 10구단 역사적인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끈 주역으로 이름을 남겼다. 2017년에는 MLB에 도전했다. 비록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잠시나마 빅리그 무대를 밟아 샌프란시스코에서 18경기 타율 0.154(52타수 8안타), 1홈런, 5타점을 남기고 미련없이 한국무대로 돌아왔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