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에서 만들어진 한 척의 배에는 수많은 노동자의 피와 땀이 스며 있다. 흔히 조선소 노동자라고 하면 용접, 취부, 도장 직종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배 한 척이 완성되기까지는 급식, 복지서비스, 사무직 설계 등 다양한 노동이 존재한다. 이에 그동안 잘 비춰지지 않았던 조선소 설계노동자 노현범 동지를 만나보았다. 노현범 동지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화사무직지회 지회장을 맡고 있으며, 사무직군 노동기본권을 보장받기 위해 힘쓰고 있다. 사무직 노동자들의 현실 - 안녕하세요? 먼저 본인 소개부터 해주세요. "노현범이라고 합니다. 저는 대학 시절 화학공학을 전공했습니다. 해양플랜트가 한참 급부상하던 시기였던 2012년도에 대우조선에 입사했습니다. 현재 14년째 선박설계 노동자로 재직 중이며, 최근에는 '스마트 조선소' 구축 일환으로 IT기술을 접목하는 설계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 배 만드는 일에서 제일 처음 시작하는 공정이 설계파트일 텐데요. 대략적인 업무 수행 과정을 소개해주세요. "조선업은 우선 발주처(선주사)의 요구사항에 맞춰 견적을 만들어서 수주에 참여합니다. 이를 일명 '영업설계'라고 합니다. 수주 이후에는 선박제조의 큰 틀을 잡는 기본설계가 있으며, 세부적인 내용을 채워 넣는 상세설계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여기까지는 주로 정규직 노동자가 담당합니다. 다음으로 생산설계 과정이 있는데 현장에서 배를 짓는 데 실제 활용하는 도면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생산설계는 주로 협력사에서 담당합니다." - 설계파트에서 일하는 인원은 몇 명인가요? "보통 하나의 프로젝트에 2년가량이 소요되는데, 여기에 직접 투입되는 인원 중 정규직은 30~40% 선으로 추정됩니다. 참고로 해양 산업 원청에서 일하는 설계노동자는 약 400명 정도이고, 하청노동자의 경우 정확한 인원 파악이 어렵습니다." - 일하면서 겪는 고충은 없는지, 있다면 회사에 이를 어떻게 제기하고 조정하는지 궁금합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