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치미 한 사발에 엄마 얼굴 한 번, 그 시절 동지의 맛

"집이유? 나 팥죽 쪼까 끓이려는디~" 앞집 난이씨의 전화다. 퇴직 1년 차. 아직은 길에서 마주치는 중학생 아이들에게 자꾸만 눈길이 간다. 나도 모르게 아이들 곁으로 다가섰다가 멈칫하기도 한다. 이제는 완전한 졸업을 해야 하는데, 이 또한 적응의 과정이리라. 한낮의 텅 빈 지하 주차장처럼 모든 게 여전히 어색하고 생경하다. 그런 와중에 좋은 이웃이 생겼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이웃과 한가하게 차를 마시며 소소한 인연을 만들어가는 것, 퇴직 후 변한 일상의 풍경이다. 특히 앞집 난이씨는 나와 동년배라 더 가까워졌다. 맨발 걷기의 달인이자 활달한 성격, 게다가 음식 솜씨까지 좋은 사람이다. "띵동, 띵동!"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