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팥죽만 팔아요" 동네 사람들 여기 다 모였나?

24절기 중 스물두 번째 절기인 동지. 1년 중 해가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긴 날이다. 해가 가장 길었던 하지 이후로 조금씩 낮이 짧아지더니, 드디어 그 어둠이 정점에 달했다. 이제부터는 낮이 노루 꼬리 만큼씩이라도 길어질 터다. 세상의 어둠이 바닥을 쳤으니, 이제는 밝음이 충만해질 일만 남은 셈이다. ​동지는 '작은설'이라 하여 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풍습이 있다. ​"여보, 올해는 동지팥죽 안 쑤나? 집안에 팥 냄새가 좀 나야 동지 같지." 내 은근한 물음에 아내는 기다렸다는 듯 손사래를 치며 받아친다. ​"아이고, 죽 쑤는 게 보통 일인가요? 팥 불리고, 거르고, 새알심 빚다 보면 내 손목이 먼저 남아나질 않겠어요. 당신 좋아하는 팥죽, 딱 올해만 밖에서 사 먹으면 안 될까요?" ​"그래도 집에서 끓여야 제맛이지." "걱정 마세요. 옛날 당신 어머니가 쑤어주시던 그 맛 그대로 하는 집 알아뒀으니까."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