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아픔을 남긴 악연의 스파이들[정일천의 정보전과 스파이]

스파이 역사에 큰 자취를 남긴 인물들 가운데 한국과 악연인 스파이들이 있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모두 공산주의에 심취해 소련에 포섭된 영국 엘리트들이었다. 그중 6·25전쟁이 낳은 스파이, 조지 블레이크가 있다. 그는 1948년 외교관 신분으로 서울에 파견됐다가 전쟁 개전과 함께 북한의 포로가 된 영국 비밀정보국(MI6) 요원이었다. 블레이크는 포로 생활 중 전향해 소련 정보기관에 포섭된 뒤 휴전 직전 포로 교환으로 풀려났다. MI6로 복귀한 그는 이중 스파이가 되어 MI6 해외 조직망 등 고급 정보를 소련에 유출했다. 특히 1955년 독일 베를린에 파견되면서 대어를 낚을 기회를 잡았다. 당시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MI6가 동베를린으로 통하는 지하터널을 건설해 소련 유선통신을 도청하는 최대 규모의 합동공작을 진행 중이었는데, 이를 소련에 제보해 조기에 무력화시킨 것이다.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그의 스파이 행각은 1961년 서방으로 망명한 폴란드 요원의 폭로로 들통났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