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쌀쌀한 아침 등굣길, 아이들이 하나둘 김밥을 집어 들었다. 학교에서 준비한 아침 식사였다. 하지만 몇 시간 뒤 보건실에는 복통과 설사를 호소하는 학생들이 몰렸다. 단순한 배탈로 보였던 증상은 곧 식중독으로 확인됐다. 원인은 겨울철에도 발생하기 쉬운 식중독균 ‘바실러스 세레우스(Bacillus cereus)’였다. 이는 실제 겨울철 식중독 발생 사례를 재구성 한 것이다.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학교 측에서는 식중독 예방을 위해 5개 김밥 업체에 7종류로 나눠 주문을 했지만 식중독을 피하지 못했다. 전체 섭취자 513명 중 21명(발병률 4.1%)이 식중독 증상을 보였다. 조사 결과 학교 측은 식중독 예방을 위해 김밥을 여러 업체로 나눠 주문했지만, 일부 업체가 김밥을 전달 전 미리 만들어 준비한 것으로 추정됐다.실제 환자 7명과 대조군 3명, 조리 종사자 4명에서 바실러스 세레우스가 검출됐고, 김밥 재료와 조리 도구, 학교 내 보존식에서도 동일한 균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