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도시의 기억을 굽다, 목포 코롬방제과점

목포 원도심 골목을 걷다 보면, 유난히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듯한 공간을 만나게 된다. 번쩍이는 간판도, 요란한 홍보 문구도 없지만 문을 여는 순간 퍼지는 빵 냄새만으로도 이곳이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코롬방제과점은 그렇게 목포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빵집이다. 누군가에게는 어린 시절 부모 손을 잡고 찾았던 기억의 장소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여행 중 우연히 들렀다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공간이다. 이 빵집 앞에 서면, ‘유명하다’는 말보다 먼저 ‘익숙하다’는 감정이 든다. 이 익숙함의 배경에는 시간이 있다. 코롬방제과점은 1949년 문을 연 이후 같은 자리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빵을 구워왔다. 상권이 바뀌고, 유행이 몇 차례나 교체되는 동안에도 이곳은 급격한 변화를 선택하지 않았다. 더 빠른 확장이나 화려한 리뉴얼 대신, 매일 같은 시간 오븐을 예열하고 같은 기준으로 빵을 굽는 일을 반복해 왔다. 그렇게 쌓인 시간은 ‘오래되었다’는 설명보다 ‘믿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