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속의 권력보다 높은 가치가 있고 출세의 감투보다 높은 권위가 있다. 재벌보다 정신적 부자가 있고 세상의 명예보다 자랑스러운 자존이 있다. 돌에 채이더라도 당당한 걸음걸이가 있고 거부당하더라도 떳떳한 명분이 있다. 속인의 손가락질에도 꿋꿋한 대의가 있고 따돌림에도 굽히지 않는 절개가 있다. 아첨보다는 비판이 정신건강에 편하고 잔재주보다 우둔함이 돋보일 때가 있다. 기계적 합리주의자들, 출세지상주의자들, 대세영합주의자들, 기회주의자들·만년 양지족(陽地族)의 눈에는 패배자, 낙오자, 한심한 놈, 덜떨어진 놈, 심지어는 미친놈으로밖에 비치지 않을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현실의 생활에서는 패배자이고 낙오자이고, 모자란 사람, 우둔한 사람으로 분류되고 따돌림을 당한다. 요즘 의미가 천박해진 '왕따'와는 개념이 다르다. 아웃사이더, 어느 사회 어떤 집단 어느 패거리를 막론하고 그 사이에서 '원만히' 지내기 어려운 사람을 말한다. 문자 그대로 국외자(局外者) 또는 열외자(列外者)다. 소수자이고 이단자, 기인이다. 유우객자(流寓客子)이다. 유우객자란, 여기저기 떠돌며 아무데서나 묵곤하는 나그네란 뜻이지만 정신적, 사상적, 철학적, 종교적으로 자유주의자들이다. 이들은 친체제보다 반체제, 정통보다 이단, 합리보다 파격, 안일보다 고뇌, 안주보다 유랑, 관습보다 탈속이 주특기다. 신념을 위해 생명을 초개처럼 여기고, 권력의 유혹에는 허유·소부처럼 귀를 씻으며, 결코 재물이나 체면에 급급하지 않는다. 고루한 인습이나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예속의 끈을 잘라버리며, 정해진 틀이나 규격에 끼워 넣으려고 하는 획일주의를 거부한다. 거부할 뿐만 아니라 틀을 바꾸고자 한다. 이들은 유별난 꿈과 정열의 소유자이고, 출중한 능력을 가진 자들이며, 무엇과도 바꾸기 어려운 낭만과 정서를 간직한 사람들이다. 세속의 금줄(禁制)을 벗어던진 탈선자들이고, 고린내 나는 상투속의 권위에 단발령을 내리는 자이고, 사대주의적 학문에 찌든 먹통들을 깨부수는 의병이고, 곡필과 왜곡으로 이름을 날리는 논객을 무찌르는 촌철(寸鐵)의 정론 게릴라이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