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극우의 특징... 그들은 왜 성조기를 흔들까?

지난 9월, 제13차 '아테네 민주주의 포럼'이 민주주의의 발상지 그리스 아테네에서 개최되었다. 2013년 '민주주의와 문화 재단'에 의해서 시작된 이 포럼은, 민주주의가 전 지구적으로 위협 받고 있는 현실에서 새로운 비전을 모색하기 위한 국제적인 행사였다. 오늘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적되는 것은 극우화다. 미국은 물론이고 2차 대전 이후 민주주의의 보루로 여겨졌던 유럽에서도 극우화의 열풍이 불면서 지금까지의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와 논의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이제 서구에서 극우 정당은 주변적인 정당이 아니라 핵심적인 정당으로 발돋움했고, 아예 권력을 장악하거나 연정에 참여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추세는 비서구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브라질에서 군 출신 극우 지도자로 대통령을 지낸 보우소나루는 선거에서 패배해 권력에서 사라졌지만, 아르헨티나에서는 남미의 트럼프라고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가 당선되어 혼란을 낳고 있다. 일본에서도 극우 정치인으로 알려진 다카이치 사나에가 총리가 되었다. 그는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이기도 하다. 미디어마다 용어 사용이 제각각이라는 점도 혼란을 부추긴다. 기존의 우익과 극우는 어떻게 다른가? 극우 포퓰리스트는 무엇이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권위주의와 극우와의 관계는 어떠한가? 극우화의 원인은 서구와 비서구에서 어떻게 다른가? 한국의 극우화는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우리 앞에 놓인 질문들이다. 극우와 포퓰리즘 정치 이념과 조직 활동과 관련해 극우주의는 세 가지 차원을 구분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사람들의 생각이나 의식 수준의 차원이다.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비판이론가 테오도르 아도르노는 저서 <권위주의 인성>(1950)에서 F-척도(파시즘 척도)를 통해 사람들의 권위주의 인성을 다룬 바 있다. 권위주의 인성은 권위 복종, 관습적 규범 순종, 외집단에 대한 공격성, 차이에 대한 불관용 등을 특징으로 한다. 아도르노는 이러한 인성은 엄격한 양육과 위계적인 가족 문화의 산물로 파시즘의 토대가 되었다고 보았다. 오늘날 유럽의 극우주의는 권위주의 인성뿐만 아니라 민족주의, 반유럽연합(EU), 반이민, 인종적 순수성, 반이슬람, 반다문화주의, 반동성애 등을 특징으로 한다. 두 번째, 조직 수준이다. 극우주의는 사회 조직 수준에서 다루어질 수 있다. 극우주의 속성을 지닌 사람들이 단체나 조직을 만들어 활동한다. 대표적으로 북유럽의 신나치 극우 단체인 '노르딕 저항운동(Nordiska motståndsrörelsen, NMR)'을 들 수 있다. 이 조직은 네오나치 추종 세력으로 백인우월주의, 반이민, 반동성애를 내세우고 있다. 영국에서 가장 큰 나치 조직인 '애국 대안(Patriotic Alternative, PA)'도 백인 국가, 이민자 혐오와 공격, 지역 활동 참여를 통한 지지 세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세 번째, 정당 수준이다. 극우주의자들은 정당을 만들어 선거에 참여하거나 의회 활동을 통해서 극우의 이념을 정책이나 제도로 구현하고자 한다. 극우 세력이 우파 정당에서 분리하여 의회로 진출한 경우(AfD 독일)나 극우 정당이 독자적으로 지지를 확대해 의회에 진출한 경우(스웨덴 민주당)도 있다. 우리가 극우주의를 우려하는 수준은 대체로 첫 번째나 세 번째 수준이다. 두 번째 수준에서 극우주의는 대체로 극우 단체들의 시위나 폭동 등으로 표출된다. 이러한 단계에서는 치안 수준에서 범죄 예방 차원의 대응이 이루어진다. 오늘날 유럽의 극우화를 논의할 때는 두 번째 수준보다 세 번째 수준인 극우 정당의 대두와 관련되어 있다. 극우 정당들의 지지 확대가 첫 번째 수준인 극우적인 태도가 확산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럼, 우파와 극우(파)는 어떻게 다른가? 우파는 자유민주주의 정치 체제를 인정하고, 개인의 자유와 다원주의를 인정한다. 개인의 자유를 강조하되 국가의 경제 개입이나 분배 개입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반면, 극우는 '우리(민족)'와 '그들'(외국인, 이민자, 소수자 등)을 구분하여 배타적 민족주의를 내세우고, 문화적 순수성과 동질성을 강조하면서 다문화주의 배격한다. 또한 시민적 자유의 제한과 반대 세력에 대한 탄압을 내세운다. 포퓰리즘은 사회를 '대중과 엘리트' 혹은 '민중과 지배층' 식의 이분법으로 나눈다. 여기에 선한 민중과 부패한 엘리트와 같은 도덕적 평가를 추가한다. 포퓰리즘은 좌파(베네수엘라 휴고 차베스, 스페인 포데모스)나 우파(미국 트럼프, 프랑스 마리엔 르팽) 모두에게서 발견된다. 포퓰리즘은 여러 정치 이념과 결합될 수 있지만, 다원주의와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불신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에 위협적인 요소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이민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