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이 주관한 ‘2025 전영오픈’ 결승전 2세트. 6-6으로 맞선 두 선수의 랠리가 1분을 훌쩍 넘기고 있었다. 상대의 마지막 79번째 샷이 네트에 걸리는 순간 안세영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배드민턴 여자단식 역사상 최장 랠리로 기록된 순간이었다. 안세영은 이 득점을 시작으로 상대를 거세게 몰아붙였고, 체력적 우위를 내세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안세영의 하루는 오전 5시 반 400m 트랙 열 바퀴를 뛰는 것으로 시작한다. 오전 배드민턴 훈련과 오후 근력 훈련, 그리고 야간 기술 훈련으로 이어진다. 이 일과가 매일 반복된다. 경기 후반부 당장 쓰러질 것 같은 표정을 짓고도 어김없이 코트에 몸을 던져 셔틀콕을 받아 넘기는 건 그 덕에 가능했다. 이른바 ‘질식수비’라 불리는 안세영의 플레이스타일은 상대에겐 공포의 대상이다. ▷안세영은 등장부터가 강렬했다. 만 15세가 되던 2017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8전 전승을 거뒀다. 중학생이 선발전을 통과한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