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 현장에서 정비 일을 시작한 지 어느덧 16년이다. 강산이 한 번 반이나 바뀔 시간 동안 나는 이곳에서 일했다. 내 손엔 굳은살이 박혔고, 동료들이 일터에서 사고를 당하거나 떠나가는 모습을 수없이 지켜봤다. 하지만 16년을 일한 나조차도, 지금 돌아가는 상황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지난 6월, 태안에서 김충현 노동자가 세상을 떠났다.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났다. 정부는 '김충현 협의체'를 만들고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을 것처럼 발표했으나, 운영 종료일(12월 31일)을 불과 일주일 앞둔 지금 우리 손에 쥐어진 결과물은 아무것도 없다. 대통령의 '사이다' 지적... 그러나 지난 12월 17일, 이재명 대통령이 기후에너지환경부 보고에서 한 말을 듣고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대통령은 '발전소를 쪼개서 인건비를 깎고 있다'는 김성환 기후에너지부 장관의 설명을 듣고 국가가 '선도적 악질 사업자'가 되고 있다고 호되게 꾸짖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