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마차의 구수한 붕어빵 냄새와 함께 나무 위에 반짝이는 아기 전구가 크리스마스를 알리고 있다. 교회에서는 성탄 축하 행사를 준비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은 설레며 소중한 이들을 위해 최고의 선물을 준비하며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고 있다. 기쁨과 기다리는 행복함이 가득했던 예년과 다르게 올해는 12월 25일이 다가오면서 가슴 속 저 밑바닥이 아주 무겁다. 잃어버린 친구 얼굴이 하루에도 몇 번씩 다가왔다 사라진다. 암으로 세상을 떠난 50년 지기 친구를 마음에서 보내기도 전에 또 친구를 잃었다. 그 친구는 아직 살아있는데. 지난 3월 오랜만에 만나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카페에서 수다가 시작되었다. 집 떠나있는 아이들, 시설에 계시는 부모님 걱정, 우리 늙어가는 소리까지 수다의 단골 메뉴가 끝나고 갑자기 예상치 못한 대화가 시작되었다. 비상계엄.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온 나라를 혼돈에 빠뜨린 커다란 바윗덩어리가 갑자기 대화에 끼어든 것이다. 그때는 그랬다. 편안한 사람들과의 대화에는 어김없이 툭 튀어나오곤 했다. 우리 일상을 지배했던 비상계엄이. 비상계엄을 잊을 수 없는 이유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