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화되는 '탈팡(쿠팡 탈퇴)' 행렬과는 무색하게, 쿠팡 물류 아르바이트를 나온 사람의 숫자는 여전히 많았다. 날이 추워질수록 문풍지를 찾는 이들이 늘어 부업에 매달려 지내다, 그 일을 잠시 뒤로한 채 다시 현장에 나온 건 실로 오랜만이었다. 지난 20일 오후 5시반, 지급받은 안전화와 방한복을 착용한 후 '냉동층만은 피하자'는 마음으로 배치를 기다리는 줄의 뒤에 섰다. 그곳에 줄지어 선 사람들의 소지품만 봐도 숙련자인지, 오늘이 첫 출근인 초보자인지 쉽게 구분이 갔다. 각자의 가방을 내려놓고 설렁설렁 몸을 풀며 주변 사람들과 수다를 나누는 이들은 이곳이 익숙한 경험자들이었고, 주위를 자꾸 둘러보며 긴장을 숨기지 못하는 얼굴들은 처음 이곳에 발을 들인 사람들일 것이다. 그 차이를 알아보는 일이 쉬웠던 건, 나 역시 한때 그 초보자였기 때문이다. 복잡하진 않지만 멈출 수 없는 일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