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1년이 지났다. 광장을 가득 메웠던 시민들의 열망은 우리 사회에 여전히 민주주의가 살아 있음을 증명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그 뜨거운 광장의 목소리들은 어디로 갔을까? 지금은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을까? 우리가 마주한 과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 온라인 공간은 혐오와 극우 선동의 장이 되고 있고, 오프라인에서는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다. AI는 일자리를 위협하고, 지역은 소멸의 위기에 처해 있다. 이 비극을 단번에 해결할 수는 없다. 끈질기게 대화하고,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 사회적 대화가 해결책으로 호출되는 이유다. 그러나 대화만으로는 부족하다. 시민의 목소리가 실제 정책과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와 시스템이 필요하다. 들러리 서는 참여는 이제 그만 의회와 행정부에서는 수많은 토론회와 공청회가 열린다. 지역에서도 각종 정책사업을 통해 시민 의견을 수렴하는 활동이 이어진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참여의 피로감을 호소한다. 최근 지역 협치회 교육에 참여한 한 시민은 "참여는 열심히 하는데, 뭐가 바뀌는지는 모르겠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매번 시민들은 박수치며 정책 결정에 참여하지만, 그 결정이 실제로 실행되었는지를 확인할 방법은 없다. 다시 모이면 예전과 같은 이야기가 도돌이표처럼 반복된다. 참여의 효능감이 사라진 자리는 점차 회의감과 실망으로 채워진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