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사비’에서 ‘이모카세’까지… 국적 불명 음식언어의 오염[이용재의 식사의 窓]

음식의 언어가 안녕치 못하다. 온갖 세계 문화가 빠르게 유입되다 보니 외래어와 외국어 차용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말마저 오염되는 현상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최근 체중 감량 효과가 증명됐다고 해서 떠들썩했던 ‘애사비’가 비근한 예다. 데이터 오류 등의 문제로 핵심 논문이 철회되면서 열풍이 사그라들었지만 애사비라는 이름만은 그대로 남아 있다. 애사비가 무엇이냐고? ‘애플사이더비니거(Apple Cider Vinegar)’의 줄임말인데, 실체가 단박에 파악되지 않는다. ‘애플’이 사과인 건 안다손 치더라도 ‘사이더’는 또 무엇이며 왜 ‘식초’가 아니고 ‘비니거’인가? 우리가 조리에 쓰는 식초와 또 다른 조미료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사이더는 그저 사과를 으깬 즙이고 비니거는 당연히 식초다. 따라서 애사비는 평범하디 평범한 ‘사과즙식초’일 뿐이다. 이름 그대로 사과즙 100%를 발효시켜 만든 식초라, 특히 겨울 맛이 잘 든 무로 생채를 무치는 데 잘 어울린다. 이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