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였던 지난 25일의 저녁 7시였다. 요즘은 오후 5시만 넘어도 주위가 금세 깜깜해지는 터라 주위는 이미 어둠이 짙게 내려앉아 있었다. 부천의 날씨는 꽤 매서웠다. 바람도 강했고, 날씨 애플리케이션에 표시된 체감온도는 영하 21도였다. 그날의 공기는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코끝이 얼얼해질 만큼 차가웠다. 저녁을 먹고 난 그릇을 정리하고 있는데, 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가 올 사람이 없었기에 잠시 망설이다가 문을 열었다. 문 앞에는 지난 23일, 문풍지를 붙여주었던 어느 집에서 나를 보며 "산타할아버지 같아요"라고 웃던 아이와 아이의 할머니가 서 있었다(관련 기사 : 말문이 턱, 겨울밤 '산타아줌마'가 된 사연 ). 할머니는 몸이 좋지 않아 제대로 인사도 못 한 채 빈손으로 돌려보내게 된 것이 마음에 걸렸다며 하얀 비닐봉지 하나를 내미셨다. 그 안에는 갓 튀겨낸 꽈배기 몇 개가 들어 있었다. 깜짝 놀라 추우니 어서 들어오시라고 했지만, 아이와 함께 얼른 돌아가야 한다며 고개를 가로 저으셨다. 아이는 내게 꾸벅 인사를 하더니,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날 내가 만난 산타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