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윤석열 재판에서는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이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이진우는 계엄 전 식사모임 등 사전 모의 정황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대화 내용에 계엄 관련 이야기가 없었다며 계엄 모의 사실을 부정했습니다. 김용현 재판에 출석한 한덕수는 자기 재판을 핑계로 사실상 모든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이번주에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윤석열 공판이 2회 진행되었습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과 조지호 경찰청장이 윤석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는데요. 다음주에 김용현 증인신문과 조지호의 반대신문까지 마치고 나면 사실상 1심의 증인신문은 끝나게 됩니다. 내란재판의 마지막 클라이막스인 셈입니다. 증인들의 태도와 핵심 증언 위주로 둘러봅니다. 1-1. 기억도 안 나고, 뭘 해야 할지도 몰랐다는 '4성' 계엄사령관 : 윤석열 재판(2025고합129) 이번주 월요일(22일)에는 윤석열의 재판에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이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박안수는 육군참모총장으로 계엄사령관에 지명되어, 윤석열과 김용현의 지휘를 받으며 군을 내란에 동원한 사령관들을 지휘했습니다. 그러나 박안수는 곽종근을 제외한 다른 사령관들과 마찬가지로, 계엄을 사전에 알지 못했고 시키는대로만 했다는 취지로 증언했습니다. 김용현이 주재한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서 계엄사령관으로 처음 임명되었으며, 윤석열과 김용현의 지시에 별다른 이의 없이 순응하는 분위기였다 는 것입니다. 김용현이 수방사령관 이진우와 특전사령관 곽종근에게 '기지시(사전에 지시된)된 대로 행하라'는 말을 하는걸 들었느냐는 질문에도 전혀 들은 기억이 없다고 대답하고, 자신의 명의로 계엄포고문이 발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포고문 내용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용현의 지시로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포고문을 전달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국회를 차단해야 한다는 지시를 전달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외에도 사령관들이 자기에게 실시간으로 보고한 내용, 계엄 해제 의결 이후 결심지원실에서의 회의내용 등도 모두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이미 김철진 군사보좌관, 홍창식 법무관리관, 파견되었던 방첩사 간부 등이 당시 보고 들은 대화내용을 정확히 법정에서 증언했지만, 정작 당시 핵심인물이자 현역 군인 중 가장 높은 직책이었던 계엄 사령관은 아무것도 기억 안 난다는 것입니다. 부족한 기억력도 모자라 스스로 자신의 무능을 드러내는 발언도 했습니다. 박안수는 '권영환 계엄과장에게 일머리가 없다고 말한적 있냐'는 검사의 질문에(관련기사: '비전시 계엄'? 우린 그걸 내란이라 부르기로 했어요 https://omn.kr/2ec0f), "답답하고 상황실 구성도 안 되고 불은 꺼져 있지 컴퓨터도 없지… (중략) 그런 얘기 하지 말고 내가 (계엄)사령관 임명되었잖아… 너희가 계엄 잘 아니까 내가 할 일이 뭔지 알려줘라" 라고 하면서 "일 머리" 얘기를 했다는 것입니다. 주신문 후 이어진 반대신문에서는 윤석열과 쿵짝이 잘 맞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날도 윤석열은 직접 마이크를 잡고 박안수에게 질문했는데, "(계엄을) 선포만 됐지, 제대로 무슨 계엄 업무가 시작도 되기 전에 바로 해제 되어버린 것" 이라며, 계엄이 사실은 계엄도 아니었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는 것입니다. 이는 심지어 애초에 경고성 계엄이었다는 궤변과도 배치되는 말입니다. 그런데 박안수는 여기에 화답하듯이 "(계엄을) 선포만 하셨습니다. 뭐 진행된 게 없지 않습니까" 라고 맞장구쳤습니다. 이 둘의 세계에서는 군이 국회와 선관위를 점령 및 봉쇄하고, 주요 정치인과 언론인 체포를 시도하고, 위헌적 포고령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있지도 않았던 일이라는 걸까요? 결국 이날 박안수의 증언에서는 4성장군다운 책임감도, 군인다운 기개도, 명민함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1-2. "윤석열이 의원 체포 지시" 증언하고 부하는 감싼 조지호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