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초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이 나올 때만 해도 더불어민주당은 특검에 선을 그었다. 경찰 수사가 먼저라는 것이다. 하지만 21일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특검법에 합의하자 22일 민주당도 수용 의사를 밝혔다. 통일교 특검에 대한 각 당의 셈법은 무엇일까? 이와 함께 국민의힘 내부 문제 등 정치 현안에 대해 들어보고자 지난 25일 조대원 전 개혁신당 최고위원과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조 전 최고위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충격인 통일교 의혹... 국힘-민주, 상호 폭로전이 낫다 생각한 듯" -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 어떻게 보세요?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유명 정치인들이 통일교와 연루됐다는 사실 자체가 큰 충격이었어요. 사교집단의 행사에 정치인들이 줄줄이 참석해서 사진 찍고 축사하고 심지어 금품까지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는데, 이 나라 정치인 집단이 얼마나 국민 상식과 괴리가 있는 집단인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요." - 통일교 교인도 우리 국민이고, 만나는 건 문제없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는데요. "저도 통일교 신자인 친구와 만나지만 그 친구가 통일교의 숙원 사업이나 특정 목적을 위해서 제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하진 않거든요. 그 친구가 요청한다고 해서 제가 통일교 집회 같은데 참석하지도 않고요. 그런데 통일교가 분명한 정치적 목적을 갖고 접근했는데도 거기에 줄줄이 엮여 행사장에 가고 축사를 보냈다는 게 어찌 정상이라 하겠어요? 한학자 총재라는 교주에게 쫓아가서 머리 숙이고 수천만 원 돈까지 받았다는 의혹이 나오는데,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냐는 거죠." -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을 요구하자 민주당이 예상보다 일찍 받았어요. 통일교 특검에 대한 각 당의 셈법이 다를 것 같은데. "일단 민주당 같은 경우는 통일교 특검에 대한 국민 여론이 예상보다 훨씬 높게 나오는데서 더는 버틸 수 없었던 것 같아요. 특히 내년 지방선거에서 유력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던 전재수 장관이 사실상 이번 건으로 불투명해졌잖아요. 이럴 것 같으면 차라리 다 까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단 생각을 했을 거예요. 왜냐하면 국민의힘도 이미 권성동 의원이 통일교로부터 1억 원을 받았다는 혐의로 구속되어 4년 구형까지 받은 상태 아닙니까? 게다가 이번 통일교 리스트를 보면 국민의힘 정치인들도 상당수 포함됐음에도 전재수 전 장관의 인지도 때문에 민주당만 계속 부각되는 게 억울하단 생각을 했을 거예요. 차라리 국민의힘과 상호 폭로전을 통해 이전투구를 하는 게 훨씬 더 유리하겠다는 정치적 계산도 있었던 것 같고요." - 개혁신당은요? "개혁신당은 곧 '이준석당'인데, 이준석 대표의 존재감이 지난 대선에서의 저조한 성적으로 급전직하한 상태에서 예상치 못한 대형 호재를 만난 거죠. 내년 지방선거에서 당선은 고사하고 후보조차 제대로 못 낼 절박한 상황에서 이번 통일교 게이트로 거대 양당을 동시에 비판하며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를 맞은 거니까요." - 개혁신당에 호재일까요? "호재가 맞긴 한데 결론부터 얘기하면 개혁신당의 명운을 뒤바꿀 결정적 한방이 되진 못 할 거예요. 국회의원 숫자가 3명에 불과한 미약한 당세도 문제지만, 국민들이 '이준석당'에 대해 이젠 기대 자체가 크지 않은 게 더 큰 문제예요. 의석 수가 작아도 높은 선명성과 도덕성을 통해 국민의 기대를 받고 있다면 결코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가 없어요. 하지만 개혁신당은 더 이상 그런 영향력을 갖고 있는 정당이 아니거든요. 2년 전 창당할 때는 각 당에서 바른 소리하다 쫓겨나 올곧은 이미지의 정치인들이 많이 들어갔잖아요. 근데 지금은 대부분 떠났고, 남아 있는 몇몇 전직 국회의원들도 방송 같은데 나와서 개혁신당이라는 걸 잘 밝히질 않아요. 이런 상황에서 이준석 대표의 원맨쇼로 통일교 특검 이슈 하나를 갖고 정국을 주도하기에는 역부족이죠. 따라서 통일교 이슈로 개혁신당의 지지율이 획기적으로 오르거나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이 개혁신당 후보에게 표를 줄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고 여겨지고요. 다만 향후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으로 다시 돌아가는 데는 이번 건이 중요한 초석이 되어줄 거란 생각은 드네요."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