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휴간을 발표한 뒤 전화를 100통은 받은 것 같아요. 문자까지 합치면 셀 수 없죠.” 씁쓸하면서도 묵직한 미소란 이런 걸까. 22일 전화 인터뷰에 응한 김성구 ‘샘터’ 대표(65)의 표정이 도통 가늠이 되질 않았다. 1970년 4월 창간해 국내에서 가장 사랑받는 월간 교양지였던 샘터. 56년 동안 발행되며 국내 최장수 타이틀을 지켰던 샘터가 내년 1월호를 끝으로 ‘무기한 휴간’에 들어간다.》샘터사를 창립한 고(故) 김재순 전 국회의장의 아들인 김 대표는 가슴에 담아둔 게 참 많은 목소리였다.● 피천득부터 한강까지 ‘문인들의 산실’ 24일 출간된 휴간호는 그 무게감을 다시 한 번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105)와 이해인 수녀(80), 정호승 시인(75)의 에세이가 실렸다. 세 필자는 모두 ‘샘터’와 오랜 인연을 맺어 왔다. 특히 김 교수는 1970년 창간호에도 글을 실었다. 56년이란 시간을 뛰어넘어 시작과 마지막을 함께하는 셈이다. 정 시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