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단 맹공에도... "윤석열, 월담 의원 체포 지시" 사수한 조지호

건강, 거짓말, 회유 등등 모든 것을 의심해도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29일 법정에서 재차 '12.3 비상계엄 당시 월담하는 국회의원들을 체포하라는 대통령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숨기려면, 진술을 안 했을 것"이란 말까지 덧붙였다.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내란우두머리' 재판에서는 지난 기일 마무리하지 못한 조지호 전 경찰청장의 증인신문이 이어졌다. 윤석열씨는 물론 함께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윤승영 전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도 기일 외 증거조사 형식으로 참여했기 때문에 오전 10시 4분부터 시작한 반대신문은 오후 6시 19분에서야 한 바퀴를 돌았고, 재주신문과 재반대신문을 거쳐 오후 7시 50분 완전히 끝났다. [작전①] 회유, 건강... 온갖 의혹 퍼붓기 → 조지호 "전혀 사실 아냐" 윤씨 변호인단이 가장 주력한 것은 '체포 지시'에 관한 조 전 청장 증언 흔들기였다. 그는 계엄 선포 후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 전까지 대통령과 여섯 차례 통화와 관련해 ▲ 지난해 수사기관에선 '지시 내용은 모두 국회 들어가려는 국회의원들을 다 체포하라는 것이었다'고 ▲ 최근 법정에선 '초반에는 국회 통제 얘기를, 후반에는 월담하는 국회의원들 체포 지시를 했다'고 말했다. 세부 내용에 차이는 있지만, 모두 국회 권능행사 방해를 위한 체포 시도를 의미하고 있다. 이경원 변호사는 조 전 청장의 수사기관 진술에 모순점이 있어서 '초반에는 국회 통제, 후반에는 국회의원 체포 지시'라는 식으로 진술을 바꾼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또 조 전 청장이 내란특검 참고인 조사에서 관련 진술을 한 것을 두고 "특검 조사과정에서 진술이나 증언을 잘 해주면 구형을 낮춰주겠다 등을 제안받았을 수 있었을 걸로 보이는데 어떤가"라고 물었다. 조 전 청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런 건 아니고요. 보통 임팩트(impact, 충격) 있는 게 기억나는데, 저는 체포와 관련된 이야기가 너무 임팩트가 남아서 그것밖에 기억에 없었는데 , 저도 컨디션이 좀 괜찮을 때 기억을 더듬어보고 하는데 그 말씀(국회 통제)을 하셨던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말씀드렸던 거다. 기억나는 게, 힌트가 주어지면 기억이 떠오르는 케이스가 있는데 그런 케이스로 이해해주면 감사하겠다." 이번에는 윤갑근 변호사가 나섰다. 그는 "수사도 하셨고 경찰 총수인데, (대통령과) 6번 통화를 했는데 무슨 대화했냐는 질문에, 증인 말대로 하더라도 '구체적으로 잘 기억나지 않지만 기억나는 건 이정도'라고 답변하는 것이 적어도 증인 수준에 맞는 답변일 것 같다"며 "(수사기관 조사에선) 여섯 번 다 이런 통화'라고 했다는 건 당시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었거나 당황했거나 또는 거짓말했거나 이렇게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숨기려면, 제가 저 진술을 안 했겠죠." 조 전 청장의 반론은 명확했다. 이어 " 진술했다는 것은 숨길 의사가 없었다는 것 이고, 그때(지난해 말 수사기관에서) 얘기했다는 것은 당시 기준으로 생각나는 전부였던 것"이라며 "제가 가장 임팩트 있게 들은 이야기를, 아마 저것밖에 기억 안 나서 (그것만) 얘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윤 변호사는 다시 한 번 "당황했거나 건강 상태가 안 좋았거나 수사기관의 압박에 의해서 왜곡된 진술을 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거나"라고 물었지만, 조 전 청장 답변은 달라지지 않았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