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고의 스포츠 뉴스, 1000만 러너 시대[유상건의 라커룸 안과 밖]

세밑에는 올해 걸어온 날들을 돌아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스포츠계도 다사다난했다. ‘배구 여제’ 김연경이 은퇴했고, 손흥민은 미국으로 무대를 옮겼으며, 프로야구는 2년 연속 관중 1000만 명 시대를 열었다. 안세영은 배드민턴의 역사를 새로 썼고,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롤)에서는 월드 챔피언십 3연패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국내 스포츠 현상 중 가장 의미 있는 한 가지를 꼽는다면 단연 러닝의 폭발적 성장이다. 달리는 사람들의 물결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도심의 풍경을 바꿨다. 스포츠는 직접 행위한다는 의미가 큰데, 그런 점에서 러닝족이 1000만 명을 넘어섰다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마라톤은 어떤 종목보다도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재미보다는 수행이라는 측면이 더 강하다. 마라톤을 끝낸 후 얻는 만족감은 무엇에도 비교할 수 없지만 숨이 턱까지 차는 과정은 고통 그 자체다. 그래서 미국의 백인 중상류층이 마라톤을 선호한다는 분석도 있다. ‘보라, 우리는 신체를 단련할 때도 이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