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요란한 한 해였다. 물론 진원지는 미국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복귀와 함께 전 세계는 불확실성의 혼돈에 내던져졌다. 트럼프는 교역의 규칙을 다시 쓰고 친구와 적의 기준을 무너뜨렸다. 세계 질서의 보증자였던 미국이 난폭한 파괴자가 됐다. 그래서 트럼프는 과연 원하던 성과를 거뒀는가. 관세 수익으로 국고는 늘렸다지만 세계로부터 미국의 신뢰를 까먹은 것은 물론이고 연말에 받아든 국내 지지율 성적표도 초라하기 짝이 없다. 반면 그 최대 수혜자, 즉 결과적 승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었다.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21세기 패권을 위한 2025 라운드 대결에서 승리는 중국의 것이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의 145% 관세에 희토류 수출 통제로 대응한 결과였다. 파이낸셜타임스의 칼럼니스트 에드워드 루스는 ‘적이 실수하고 있을 땐 절대 방해하지 말라’는 명언으로 중국의 승리를 설명했다. 시진핑은 저절로 굴러오는 전략적 선물을 조용히 챙기기만 했다는 얘기다. 외부의 압박을 버티는 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