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초수급 가장, 폐지 판돈 3만5000원 놓고 가… 8년째 나눔

성탄절을 이틀 앞둔 23일 부산 북구 덕천지구대 앞에는 현금 3만5000원과 김치 한 통이 담긴 상자가 조용히 놓였다. 편지에 이름 대신 자신을 장애가 있는 첫째를 포함해 세 아이를 둔 기초생활 수급 가정의 가장으로 소개한 그는 “올해는 폐지값이 떨어져 돈을 모으기 힘들었지만, 꼭 필요한 아이에게 좋아하는 선물 하나를 사 달라”고 당부했다. 그가 이름을 밝히지 않고 편지와 함께 나눔을 전한 건 벌써 8년째다. ● 폐지 줍는 가장부터 수억대 ‘키다리 아저씨’까지이처럼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데도 제 몫을 덜어내는 ‘얼굴 없는 천사’들은 전국 곳곳에서 마음을 나누고 있다. 광주 북구 매곡동에는 의수(義手)를 착용한 남성이 7년간 매년 오토바이 헬멧으로 얼굴을 가린 채 적십자사 사무실에 나타났다. 그는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위해 써달라”며 꼬깃꼬깃한 1000원짜리와 동전 등을 건넸다. 전북 고창군 흥덕면에는 올해도 삐뚤빼뚤한 글씨로 쓴 쪽지와 함께 두툼한 돈봉투가 도착했다. 익명의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