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범죄 피해 당했던 나, 이젠 도움 주려 기부”

“지금도 어딘가엔 분명 저희 같은 피해자가 있을 거예요. 그분들을 위해서는 이제 저희가 도움을 돌려줘야 할 때라고 생각했습니다.”내년이면 스무 살이 되는 장주희(가명) 씨는 이달 9일 서울 마포구 서부지검 1층에서 열린 서울서부범죄피해자지원센터(이사장 김갑식) ‘낭만 채움’ 연말 행사에서 그동안 정성껏 모은 500만 원을 기부하며 이렇게 말했다. 주희 씨는 이날 100여 명의 피해자와 가족 앞에서 “누군가의 작은 도움들이 모여 우리 가족이 우뚝 서는 기적을 경험했다”며 “저와 같은 기적이 계속 이어지기를 기도한다”는 편지를 낭독했다. 진심 어린 고백에 행사장 곳곳에선 참았던 울음이 터져 나왔다.주희 씨가 센터와 인연을 맺은 것은 15년 전인 다섯 살 때였다. 당시 언니 지수(가명) 씨가 아버지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한 사실이 드러나며 가정은 순식간에 풍비박산 났다. 남겨진 자매와 어머니의 삶은 무너져 내렸지만, 센터는 그 길고 어두운 터널 속에서 15년 동안 묵묵히 동행했다. 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