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전 디자인 ‘미니멀리즘 가구’… 가구 ‘본연의 기능’ 깨우다

“제대로 된 의자도 하나 살 수 없는 사회가 과연 제대로 된 사회인가?” 1970년대에 미국 뉴욕에서 텍사스 외곽 외딴집으로 이사 간 미국 예술가 도널드 저드(1928∼1994)는 당시 푸념하듯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이 글을 쓸 무렵 저드가 살았던 텍사스 마파는 농업 지대였다가 1950년대 이후 중산층이 생겨나고 있었다. 가구 수요가 있긴 했지만, 대부분이 옛 스타일을 어설프게 흉내 낸 가짜 앤티크나 대량 생산 플라스틱 제품이었다. 이에 저드는 침대부터 책상과 의자, 선반까지 직접 제작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1970∼1990년대 그가 만든 나무와 금속, 합판 소재 38점이 한국에서 전시되고 있다. 서울 용산구 전시·문화 공간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열리는 ‘도널드 저드: 가구’전이다. 이 전시를 감상하려면 약간의 상상력이 필요하다. 전시장에서 마주한 가구들이 지금 우리에겐 너무나 익숙한 직각과 직선의 장식이 거의 없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지하 1층에서 전시된 금속 선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