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얼굴 없는 천사’ 늘었다… 익명 기부 5년새 최다

경북 지역을 덮친 역대 최악의 산불 피해 복구가 한창이던 4월 울산 북구의 한 봉사단체에 80대 할머니가 찾아왔다. 손에는 10만 원이 든 봉투가 들려 있었다. 기초생활 수급자인 그는 기초연금과 노인 일자리 수당을 아껴 모은 돈이라면서 “뉴스를 보다 마음이 쓰여 가져왔다”며 끝내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자취를 감췄다. 이처럼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 나눔을 실천하는 ‘익명 기부’가 올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정보공개 청구로 제출받은 대한적십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이달 10일 기준) 접수된 익명 기부금은 367억 원으로 지난해(129억 원)보다 2.8배로 급증했다. 전체 기부금 중 익명 기부 비중도 같은 기간 10.3%에서 19.2%로 크게 늘며 최근 5년 새 최고였다. 익명 기부는 이름이나 주민등록번호, 사업자등록번호 등을 알리지 않고 접수시킨 것을 말한다. 고액 후원자들 사이에서도 ‘조용한 나눔’은 대세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의 누적 1억 원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