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종신교수인 문영미 교수의 베스트셀러 <디퍼런트>(Different)의 부제는 "경쟁적 무리에서 벗어나(Escaping the Competitive Herd)"입니다. 책의 부제에 책의 주제가 잘 담겨 있습니다. 경쟁할수록 똑같아지는 기업들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경쟁사의 강점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다 보면 결국 비슷해지고, 대다수 기업들 제품이 비슷하게 평준화가 되면 소비자들은 더 이상 제품 간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게 되면서 오히려 소비자들로부터 선택받을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는 지적입니다. "경쟁적 무리"로부터 벗어나 자신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찾아야 소비자들로부터도 보편적인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지요. 그래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과거에 하던 대로 경쟁사를 쫓아가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그 무리에 섞여서 닮아가지 말고, 경쟁의 역설을 뛰어넘어 진정으로 차별화를 해야 기업의 고유한 가치를 지키면서도 번영한다는 것이죠. 여기서 말하는 '디퍼런트'는 단지 차별화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차별화만을 위한 차별화를 추구한다면 그 행위 자체가 "경쟁적 무리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경쟁적 무리처럼 행동하는 것"이 되니까요. 진정한 차별화는 1. 고유하지만 2. 보편적이어야 하고 3. 그래서 대중과 소통이 가능한 것이어야 합니다. 상품 제작자의 의도, 기업인의 진심이 대중과 클릭되지 않으면 아무리 차별적인 상품이라도 "팔리지 않는 이상한 제품"이 되고 말지요. 다르지만 이상하지는 않아야 된다는 뜻입니다. 다르지만 보편적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는 그런 경우를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서도 봤고,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도 느꼈고, 거의 모든 국민이 함께 한 내란의 극복 과정에서도 경험했습니다. 한국적이었지만 보편적이었어요. 색다르면서도 공감 가는 부분들이 많았거든요. 달라 보이는데, 공감까지 되니 얼마나 매력적이었겠습니까? 다르지만 보편적인 이재명 정부의 정책 기조 정치도 그렇다고 봅니다. 다르지만 보편적이어야 합니다. 고유한 정체성에도 불구하고 광범위한 대중에게 소구할 수 있는 포용력을 갖춰야지요. 지난 6개월여 동안 이재명 정부는 상당히 많은 경제 현안에서 과거 민주당 정부와는 상당히 다른 스탠스를 취했지만 그럼에도 꽤 보편적인 지지를 받아왔습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갈취당했다는 일부 진보 진영의 비판은 한미 관세 협상 결과에 환호하는 대부분의 국민들에 의해 압도당했습니다. 배당소득세 분리과세는 민주당 내에서도 한때 강력한 반대 의견이 있었지만, 결국 여야 합의로 국회에서 통과됐지요. SK하이닉스를 둘러싼 금산분리완화 논쟁에 대해서도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의 초기 반발과 진보진영 학자들의 강한 반대가 있었지만, 정부는 SK하이닉스가 돈 벌기 편한 쪽(금산분리 원칙 조건부 완화 방안 발표)으로 정리를 해줬지요. 전통적인 민주당 진보 정부와는 다른 행태였지만 지지자들 대부분은 크게 비판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진보적이든, 보수적이든 다수의 국민들에게는 아래와 같은 보편적 정서가 이미 형성되어 있어서였기 때문이겠지요.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