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30일 아들 진수의 2주기를 이틀 앞두고, 한 가지를 기록으로 남기고자 한다. 이 글은 고발이 아니라 점검이며 결론이 아니라 확인 요청이다. 아들 진수는 2024년 1월 1일, 아랍에미리트(UAE) 아크부대 영내에서 사망했다. 새해를 맞던 날이었다. 그날 이후 유족에게 남은 것은 애도의 시간이 아니라, 설명이 이어지지 않은 행정과 기록의 간극이었다(관련기사: UAE 파견 아크부대 장교, 새해 첫날 숨진 채 발견... 수사팀 파견 https://omn.kr/26xxr). 사망 이후 초기 대응은 충분히 신속했는가 사망은 1월 1일에 발생했다. 국내 수사 인력이 현지에 도착한 것은 1월 3일이었다. 현장 CCTV 확보를 위한 공식 공문이 발송된 시점은 1월 6일로 확인된다. 사망 직후 현장에는 군사경찰이 있었고, 그는 현장을 봉쇄하고 휴대전화를 밀봉 보관했다고 진술했다. 그 지점에서 유족은 묻지 않을 수 없다. 사망 직후 영내 동선에 대한 CCTV 확보가 즉시 병행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었는가. 현장에 군사경찰이 있었는데도, 증거 확보의 핵심 절차가 국내 수사 인력 도착 이후로 조정된 판단의 근거는 무엇이었는가? 그 판단은 누구의 책임이며, 어떤 문서로 남아 있는가? 초기 대응의 '속도'와 '범위'는 사후 수사의 신뢰를 좌우한다. 이 과정에 대한 충분한 설명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수사의 출발선은 적절했는가 육군 특전사 장교 사망 사건인데도 이번 사건 수사에는 공군 출신 수사관이 배정되었다. 수사관은 "육군 특전사 용어와 조직 구조에 대한 사전 학습이 필요해 주말 동안 공부한 뒤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유족의 질문은 여기에 있다. 중대한 사망 사건에서 수사 개시의 즉시성은 최우선 원칙이다. 해당 분야에 즉시 투입 가능한 수사 인력은 왜 배제되었는가? 수사관의 사전 학습이 필요한 배치가 불가피했다면, 그 판단의 기준과 책임은 무엇이었는가? 이 역시 기록으로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 증거 분석은 균형있게 했는가 수사 과정에서 제대로 과학 수사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 고인의 스마트폰과 연동된 워치 데이터 등 객관적 생체 정보는 충분히 활용되지 않았고, 지휘·관리 체계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정황은 제한적으로 검토되었다. 그 결과 사건은 구조와 제도의 문제보다는 고인의 심리 상태 중심으로 설명되었다. 이는 고인의 명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고, 유족으로 하여금 수사 결과의 신뢰성을 다시 묻게 했다. 왜 일부 증거는 적극적으로 분석되지 않았는가? 왜 지휘·관리 책임에 대한 구조적 검토는 부차적인 위치에 머물렀는가? 재수사 요청에 대한 검토는 현재 어떤 단계에 있는가? 규정을 벗어난 파병의 책임 소재는 또 어디에 있는가?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