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정신은 보편적이면서도 인간적인 용기"

지난 24일, 김장하 선생이 운영하던 진주 남성당 한약방이 '진주 남성당 교육관'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이 공간의 기획과 준비 과정을 총괄한 이는 진주시 문화유산과 김해솔(39) 학예사다. 그는 남성당 교육관 개관에 이어 진주역사관 건립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9일, 김 학예사를 만나 남성당 교육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 진주 남성당 교육관은 어떤 공간인가요? "김장하 선생님의 나눔과 진주 정신을 기리는 공간이긴 하지만, 한 사람을 중심에 둔 기념관은 아닙니다. 진주라는 지역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온 역사와 공동체의 흐름을 보여주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 기획 초기부터 가장 고민했던 지점은 무엇이었나요? "김장하 선생님에 대한 '우상화'였어요. 우선 김장하 선생님 본인에 대한 것을 남기거나 전시하는 걸 원하지 않으셨고요. 다만 김장하 선생님의 손글씨로 남성당 교육관이라는 간판을 만들고 싶어 앞서 문화예술과에서 선생님을 찾아 뵙고 부탁을 드렸죠." - 실제로 제약도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건물을 매도하실 때부터 선생님이 분명히 말씀하셨어요. 본인 이야기와 한의학은 다루지 말아 달라고요. 그런데 여기는 한약방 건물이잖아요. 그 두 가지를 빼고 전시를 구성해야 해서 가장 막막했습니다." - 그래서 1층과 2·3층의 성격이 다른 건가요? "네. 1층은 남성당 한약방을 재현한 공간이에요. 이곳을 찾는 분들 대부분은 김장하 선생님을 알고, 좋아하는 분들이에요. 그분들이 기대하는 감정까지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봤어요. 그래서 1층에서는 '남성당 한약방' 그 시절 향수와 온기를 느끼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 반면 2층과 3층은 분위기가 다릅니다. "2층과 3층은 진주의 역사입니다. 형평운동, 소년운동, 지역 문화운동 같은 사건들이죠. 이 흐름들은 김장하 선생님이 후원해 온 운동의 역사이기도 하지만, 전시에서는 이 운동을 후원한 김장하 선생님을 전면에 드러내지 않으려고 했어요. 후원 사실을 강조하는 순간, 이야기가 개인 중심으로 흘러가거든요. 저는 그 역사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로 읽히길 바랐어요. 그래서 후원 단체를 나열하기보다 사건과 사람들의 흐름을 엮는 데 집중했습니다. 소년운동 관련 자료는 진주교육지원청과 교사회 등의 도움을 받았고, 형평운동기념사업회와 진주문화사랑 모임, 극단 현장 등도 전시 구성에 힘을 보탰습니다. 3층은 가변형 구조로 설계해, 향후 추가 자료가 확보되면 전시를 계속 보완해 나갈 예정입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