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은 것의 총체다. 보이지 않는 것들은 사유를 통해서만 시각적 형상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결국 보이는 것은 사유의 시각화에 다름 아니다. 그러므로 사유가 개입하지 않은 시각화는 헛것에 불과하다. 한편 도시는 도시계획과 구조공학이 만들어 낸 상상의 스케치다. 기술과 데이터로 빛나는 도시는 그저 권력과 생산, 예술의 중심이라는 신화만 존재하는 섬나라에 불과하다. 기술과 상상의 스케치를 걷어내고 다시 사유의 힘을 빌린다면, 도시는 인간의 삶과 경험, 욕망과 기억이 겹쳐진 생활영토로 재정의된다. 그렇다면 도시를 바라보는 예술가의 시선과 사유가 지향해야 할 지점은 명확하다. 서울 종로구 금호미술관에서 열리는 김진희 작가의 개인전 <욕망이라는 이름의 욕망>은 고층빌딩 가득한 도시 풍경에서 포착한 인간의 욕망과 불안을 주제로 '현재의 욕망' 시리즈를 전시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ARKO)가 올해 처음 시작한 '지역예술도약지원사업'의 성과전으로 열린 이번 전시는 지난 12일부터 내년 1월 10일까지 열린다. 복제된 도시, 회색 도시의 오류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