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라는 이름의 진짜 의미... 알고 보면 감탄할 수도

대통령 집무실이 29일 0시부터 용산 대통령실에서 청와대로 바뀌었다.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기도 그리로 옮겨졌다. 대통령실 브리핑이 진행되는 청와대 춘추관은 지난 22일부터 운영되고 있다. 군부독재의 본거지였던 탓에 청와대는 오랫동안 권위주의 이미지를 풍겼다. 하지만 이 명칭 속에는 혁신적 의미도 있었다. 관저 지붕이 파랗다는 것을 뛰어넘는 의미 부여가 4·19혁명의 해에 있었다. 1960년 12월 30일, 경무대(景武臺)를 청와대로 개칭하는 대통령 담화가 발표됐다. 이 담화는 그해의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4·19혁명의 산물이다. 8월 12일 민의원·참의원 합동회의에서 선출된 윤보선 대통령은 연말의 그 담화에서 "내가 취임 후 전국의 수많은 국민으로부터 경무대 명칭을 갈라는 요청이 있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날 <조선일보>에 실린 담화문에서 경무대가 이승만으로 인해 원망의 대상이 된 현실을 지적했다. "구 정권의 실정으로 미루어 국민들의 원부(怨府)가 되어 있는 것을 생각"하면 명칭 변경이 부득이하다고 그는 말했다. '청와대'의 진정한 의미 1998년 2월 17일 자 <한겨레> '전문가 논평'에 기고한 윤흔 당시 서울문화연구회장 겸 한국땅이름학회 부회장은 "60년 2공화국 대통령으로 윤보선이 취임하자 '독재정치의 권부요 학정의 마전인 경무대 명칭을 바꾸라'는 국민들의 건의와, 무(武)자에서 무단의 냄새가 난다는 개명 의견이 많았다"고 썼다. 경무대의 '무'에서 이승만의 무단통치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의 12년 집권으로 인해 경무대는 국민들에게 지긋지긋한 이름이 됐다. 이 명칭을 없애라는 국민적 요구가 윤보선 담화에 반영됐다. 담화에서 윤보선은 청와대라는 명칭을 선택한 두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그중 첫 번째는 "지금 건물이 푸른 기와"인 점에 있었다. 두 번째 이유는 '과거의 건물'이 푸른 기와였던 것에 있었다. 그는 "조선 초엽에 경복궁 건물들이 모두 푸른 기와로 덮여 있었던 사실"을 거론했다. "푸른 기와라면 우리나라 고전 문화를 상징할 수 있는 데다가 평화로운 인상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새해부터는 청와대로 국민들이 불러주기 바라는 바입니다"라고 그는 당부했다. 한국 전통을 복원하자는 취지를 청와대라는 명칭에 담았던 것이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