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직업계고에서 33년을 보낸 사람이 있다. 로봇고등학교 교장인 오성훈 시민기자다. 2025년 올해 8월부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학교 현장의 다양한 사연을 기사로 쓰고 있으며,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회원이기도 하다. 오 기자는 시민기자 활동으로 생기는 수익을 오마이뉴스에 돌려주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10만인클럽에 가입했다고 한다. 오성훈 기자의 '내방'으로 들어가 기사를 읽어보았다. 학교 행정의 문제점을 언급한 기사부터 교내구성원과 소통하면서 생긴 에피소드, 직업계고 교육정책에 대한 의견, 직업계고 학생들에 대한 응원 등 로봇고 교장으로서 살면서 경험한 이야기들이 기사의 소재이자 주제였다 (오성훈 기자 내방 바로 가기) . 특별한 장학금을 만든 이유 지난 19일 그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 간단하게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올해로 33년째 교육 현장을 지키고 있는 서울로봇고등학교 교장 오성훈입니다. 교장실 책상 앞에 앉아 있지만, 제게 가장 익숙하고 자부심을 느끼는 호칭은 여전히 '오 선생'입니다. 직업계고 평교사로 26년, 교감을 거쳐 2024년 이곳 서울로봇고의 첫 평교사 출신 공모 교장이 되었습니다. 어느덧 4년 임기의 절반을 지나는 길목에 서 있군요. 사실 저는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은 교육자는 아닙니다. 공학을 전공하다 교직의 길로 들어섰기에, '사범대 출신이 아니다'라는 자각은 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었습니다. '나는 아이들에게 올바른 스승인가'라는 물음에 답하기 위해 남들보다 더 치열하게 공부해야 했습니다. 전공인 '전기' 뒤에 '교육'이라는 두 글자를 붙여 '전기교육'으로 삶의 방향을 묶었습니다. 수학과 연극영화를 부전공하고, 민주시민교육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것도 같은 이유였습니다. 아이들에게 '융합'을 말하기 전에 제 삶부터 먼저 융합하고 싶었습니다. 그 진심이 닿았는지 EBS에서 10여 년간 수능 강의를 하며 전국의 학생들과 소통하는 경험도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쓰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직업계고가 백주대낮에 폐교 위기에 몰리는 현실을 현장에서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에 뿌리 깊은 편견과 무시가 아이들의 꿈을 쉽게 짓밟는 현실 앞에서, 교육자로서 침묵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입시라는 단 하나의 기준만을 강요하는 세상은, 각자의 자리에서 잘 헤엄쳐야 할 아이들에게, 모두에게 같은 나무를 오르라 요구하는 것과도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우리 '영 마이스터'들이 기술만 뛰어난 기능인을 넘어, 타인을 존중하고 공동체와 연대할 줄 아는 '참된 성공'의 주인공이 되길 희망합니다. 33년 교직 생활을 돌아보며, 요즘 제가 가장 많이 고민하고 있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