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부발전이 2025년 마지막날인 12월 31일, 충남 태안군 원북면 태안화력발전소 1호기의 발전 종료를 공식 선언하며 '탄소중립 미래를 선도하는 에너지 전환 기념식'을 개최했다. 30여 년간 국가 전력수급의 중추 역할을 해온 태안화력 1호기는 이날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퇴장했다. 행사장 안에서는 "석탄에서 청정에너지로, 정의로운 전환을 위하여"라는 메시지가 울려 퍼졌지만, 발전소 정문에서는 태안군민들의 복잡한 심경이 고스란히 표출됐다. 이번 행사를 위해 태안화력을 방문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을 향해 지역 주민들은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무대책 발전소 폐쇄', '대체산업 없는 지역 붕괴', '정의로운 전환 특별법 제정'이라는 문구의 피켓에는 태안이 처한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명예로운 발전종료"… 그러나 지역은 준비되지 않았다 태안화력발전소는 단순한 발전시설이 아니다. 1990년대 중반부터 가동된 태안화력은 수천 명의 직접·간접 고용을 창출하며 지역경제의 근간 역할을 해왔다. 발전소 종사자뿐 아니라 협력업체, 운송업, 정비업, 숙박·요식업 등 지역 산업 전반이 화력발전에 의존해 왔다. 정부는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라 2026년부터 태안화력 1~6호기를 순차적으로 폐쇄할 계획이지만, 문제는 태안군 내에 이를 대체할 산업이나 국가 주도의 전환 프로젝트가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이다. 다른 석탄발전 밀집 지역과 달리 태안은 아직 '전환의 설계도'조차 명확히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문필수 태안화력 폐쇄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발전소 폐쇄는 곧 대규모 일자리 상실과 지역경제 붕괴, 인구 유출 가속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은 탄소중립을 명분으로 한 지역 희생"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김성환 장관 태안 방문… 왜 주민들은 거리로 나섰나 김성환 장관의 태안하력 방문은 정부의 에너지전환 의지를 직접 설명하는 자리였지만, 지역사회에는 오히려 누적된 불신과 분노가 표출되는 계기가 됐다. 폐쇄대책위는 "그동안 저품질 석탄 사용으로 인한 미세먼지와 건강 피해를 감내해 온 지역에 돌아온 것은 아무런 준비 없는 폐쇄 통보뿐"이라고 주장한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