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감(佛龕)'이다. 그것도 석조(石造)다. 석조불감, 돌로 만든 불감이다. 불감은 불상을 모시기 위해 만든 집이나 방을 가리킨다. 석조불감이니, 부처님을 모신 돌집이다. 돌로 만든 대웅전이란 표현이 맞겠다. 석조불감은 팔작 모양의 지붕을 얹었다. 그 위에 용마루가 조각돼 있다. 목조 건축 형식을 그대로 갖추고 있다. 감실 안은 남북으로 통한다. 안에는 불상 2구가 등을 맞대고 있다. 야외 불당의 주존불이다. 석가모니불과 비로자나불인 셈이다. 여기에서만 볼 수 있는 불감의 배치구조다. 표정도 색다르다. 경직되고 도식적인 표정이 평면에 조각돼 있다. 고려시대 불상 양식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선 거대한 석조불감을 볼 수 없다. 등을 맞댄 쌍배 불상도 유례가 없다. 이곳이 유일하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하나뿐인 석조불감이고, 쌍배 불상이다. 국가유산 '보물'로 지정돼 있다. 지난 28일 석조불감을 품은 절집 운주사를 찾았다. 화순 운주사의 석불과 석탑은 정형화되지 않았다. 형태가 일정하지 않은, 자유분방한 스타일이다. 어찌 보면, 제멋대로다. 생김새뿐 아니다. 배치 장소도 바위 아래, 산등성이, 골짜기 가리지 않는다. 생각하지 못한 장소에서 불쑥불쑥 나타난다. 파격적이다. 석탑은 대부분 자연 암반에 세워져 있다. 모양도 각양각색이다. 호떡이나 항아리를 쌓아 놓은 것 같은 탑이 있다. 다듬지 않은 자연석을 그냥 올려놓은 것 같은 탑도 있다. 생김새가 볼품없다고 거지탑, 동냥치탑으로 이름 붙은 탑도 있다. 기단부터 꼭대기까지 둥근 원형다층석탑도 있다. 운주사에서만 볼 수 있는 석탑이다. 제사 때 쓰는 제기에 떡을 담아 포개 놓은 것처럼 보인다. '떡탑'으로 통한다. 다이아몬드와 꽃무늬가 새겨진 구층석탑도 신비롭다. 문양이 무엇을 상징하는지 알 수 없어 미스터리를 더해준다. 원형다층석탑과 구층석탑도 국가유산 '보물'로 지정돼 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