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화장품도 아니다... 프랑스에서 대열풍 몰고 온 한국산 ○○

점점 영향력 커지는 케이팝 지난 7월, 케이팝 그룹 스트레이 키즈는 프랑스 최대 경기장인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이틀간 12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케이팝 공연이었다. 그들의 성공은 프랑스 시장에서 케이팝의 세대교체가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였다. 3월, 파리 제니스(Le Zenith)에서 있었던 제니의 단독 공연도 주목할 만한 사건이었다. 에디트 피아프 등 기라성 같은 가수들의 전설적 무대인 6천석 규모 공연장을 솔로 가수가 채우려면 상당한 내공과 가창력을 겸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제니는 이곳에서의 단독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걸그룹에서 한발 더 나아가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역량을 온전히 입증했다. 세계적 돌풍을 일으킨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프랑스에서도 예외 없이 메가 히트작으로 기록됐다. 뉴스채널 프랑스24는 이 애니메이션 영화의 이례적 흥행을 "K-팝의 영향력이 애니메이션으로 확장된 사례"로 분석 보도하기도 했다. 영화 삽입곡들이 프랑스 빌보드와 스트리밍 차트에서 3-4개월간 상위권에 올랐고, 영화의 메인 테마곡은 '빌보드 프랑스 송즈' 차트에서 3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면서 케이팝의 영향력을 증폭시켰다. 한편, 주불 한국 대사관과 프랑스 국립음악센터가 함께 마련한 아틀리에 케이팝(Atelier K-POP)은 한국과 프랑스 대중음악가들의 협업을 이끌어내며, 케이팝의 질적 변화를 시도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서울에서 닷새 동안 진행된 이 행사는 프랑스와 한국의 작곡가·프로듀서·싱어송라이터 29명이 한자리에서 만나 음악적 교류의 시간을 갖고, 서로의 색깔을 담아 프렌치 풍의 케이팝을 만들어내는 자리였다. 수치상으로 이미 막강한 영향력을 입증한 케이팝이지만, 프랑스 주류 문화에선 여전히 특정 세대의 전유물로만 취급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정교하게 계산된 군무와 케이팝 특유의 공장식 양성 시스템은 개별적 자유를 중시하는 프랑스 기성세대의 가치관과 충돌했고, 여전히 '일회성 시각 상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10대들이 성장하여 어른이 되면 케이팝 팬이었던 시절과 작별하는 패턴도 케이팝의 세대 확장성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그런 점에서 양국 아티스트들이 함께한 아틀리에 케이팝, 군무에서 벗어난 솔로 무대를 보여준 제니의 르 제니스 공연, 케이팝에서 파생한 새로운 서사로 세상을 사로잡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등장은 케이팝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순풍 중인 한국 드라마 - 도전장 내미는 프랑스 드라마의 경우 <오징어 게임 시즌3>와 <폭싹 속았수다>가 넷플릭스 프랑스 톱10에 상당 기간 올라와 있으면서 한국 드라마에 대한 프랑스 시민들의 관심을 입증해주었다. <중증외상센터> 역시 한국판 의학드라마의 매운맛을 보여주며 상당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특히 <폭싹 속았수다>가 보여준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은, 한국을 방문한 프랑스인들이 서울, 경주 등 기존의 방문지에 제주도를 포함시키는 비율이 높아지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드라마 밖에서도 상당한 저력을 발휘한 것이다. 올해 넷플릭스 시리즈 중에서 프랑스 시청자들 사이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린 작품은 미국 드라마 <에밀리 인 파리>였고, 영국의 아돌레상스 (소년의 시간)>, 프랑스의 <블러드 코스트>, <아스테릭스>등이 그 뒤를 이었다. 국적별로 치면 한국 드라마가 4위 정도의 순위를 지킨 셈이다. 자타공인 드라마 왕국 한국과 달리, 드라마를 상대적으로 저급 문화로 평가하며 우리처럼 광범위한 드라마 시청 문화가 없던 것이 이전까지의 프랑스 상황이다. 그러나 넷플릭스의 출현이 영상 산업의 판도를 바꾸면서 프랑스도 뒤늦게 시리즈물 제작에 뜻을 품기 시작했고, <뤼팽>(2021)의 세계적 성공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바 있다. 강력한 자국문화 보호정책을 가진 프랑스는 넷플릭스, 디즈니+ 같은 스트리밍 기업이 프랑스에서 벌어들인 연간 매출의 최소 20~25% 이상을 프랑스 현지 콘텐츠(드라마, 영화) 제작에 의무 투자하도록 법(2021)으로 못 박았고, 넷플릭스는 올 한 해만 약 2억 5천만 유로(약 4300억 원)이상을 프랑스 콘텐츠에 투입했다. 한국이 넷플릭스에서 누려오던 드라마 왕국의 프리미엄이,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등에 업은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받게 된 셈이다. 일상 파고든 K-뷰티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