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존경하는 김귀식 선생님, 사실 저는 선생님을 오래 알지 못했습니다. 전교조 위원장으로, 또 서울시의회 의장으로 힘든 시절 한가운데를 걸으실 때, 저는 교육운동을 하는 모임의 대표로 멀찍이서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가까이 가 인연을 맺을 만큼의 용기나 자격이 제게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선생님께서 병상에 계신 뒤에야 제 삶에서 가장 깊은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저는 토요일마다 '하늘씨앗'이라 이름 붙인 작은 시와 생각 나눔글을 보내드렸습니다. 그때마다 선생님은 병상에서 조용히 답장을 보내 주셨습니다. 짧은 글이었지만, 그 안에는 깨어 있는 생각, 흔들리지 않는 양심, 아이들을 향한 사랑이 번갯불처럼 살아 있었습니다. 저는 선생님의 글을 읽을 때마다 온몸을 타고 흐르는 전율을 느꼈습니다. '아, 스승이란 이런 분을 두고 하는 말이구나.' 제가 존경하는 루돌프 슈타이너가 "교사는 이는 아이들의 영혼을 일깨우는 사람"이라 했을 때, 그 말뜻을 저는 글이 아니라, 살아 있는 한 사람을 통해 배웠습니다. 그 마음, 그 혼을 저는 선생님을 통해 들었습니다. 그것이 제 삶의 가장 큰 복이었습니다. 선생님은 병상에서도 세상에서 물러나지 않으셨습니다.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