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장자' 시대의 이면... 강남구 반지하의 비극을 기억하라

'백만장자'는 산업혁명 이후 당대 최고 부자를 뜻하는 말이었다. 20세기 들어 독과점이 심화되자, 첫 '억만장자' 석유 재벌 록펠러가 등장했다. 그리고 이제, 인류 역사상 첫 '조만장자'의 등장이 예고된다. 주인공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다. 조만장자가 탄생하는 배경에는 막대한 자산과 그로부터 파생되는 금융소득이 있다. 금융 시스템은 부유층으로의 부 집중을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밀어붙이고 있다. 심화되는 불평등 불평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26년 세계 불평등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인구 가운데 자산 상위 0.001%(약 5만 6천 명)는 하위 50%(28억 명)보다 세배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순자산 점유율은 30년 전 세계의 4%였으나 올해는 6%에 이른다. 옥스팜(Oxfam, 전 세계 빈곤과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 활동하는 국제 비정부기구 연합체)은 2024년 억만장자(한화 기준 1조 3400억 원)의 자산이 1년 전보다 세배 빠르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향후 10년 내 조만장자가 5명 이상 출현할 것으로 예측했는데, 이는 한해 전에 비해 5배 상승한 예측치다. 반면 세계 36억 명은 하루 6.85달러 미만으로 살아간다. 이처럼 극심한 불평등으로 이뤄진 세계에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 생산이나 이윤은 더 늘어났지만 더 많은 사람들에게 분배되지 않고, 소수에게 부가 집중되고 있다. 자산·소득 상위 계층은 상속과 글로벌 금융시스템, 수많은 조세회피 수단을 통해 더 많은 부를 더 빠르게 획득하고 있다. 옥스팜은 이를 '억만장자 식민주의 시대'라고 이름 붙였다. 한국의 빈곤율은 15% 내외에서 고착되고 있다. 가처분소득(세금·사회보험료 같은 의무 지출을 모두 제외하고, 실제로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소득) 빈곤율은 완화되었다고 하지만, 세계적인 추세와 마찬가지로 상위 계층의 자산·소득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어 불평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2025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 계층의 노동소득은 평균 401만 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1.3% 줄었다. 2019년 이후 첫 감소다. 반면 5분위의 평균 노동소득은 1억 2006만 원으로 3.7% 늘었다. 자산이 가장 많은 10분위의 자산 점유율은 1.6% 늘었다. 그 외 모든 계층의 자산 점유율은 변동이 없거나 하락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당시 '빈곤층 제로 사회'를 만들겠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공약은 기존 선언을 반복하는 수준에 멈췄다. 임기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빈곤정책에 대한 노선은 잘 보이지 않는다. 빈곤층 제로를 위해 시급히 해야 할 일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강화와 사각지대 해소다. 하지만 큰 변화가 없거나 실효성이 의문인 정책이 제안되고 있다. 이재명정부의 123대 국정과제 중 사회안전망 강화와 관련해서는 기초생활보장제도 선정기준 및 보장수준 개선, AI 도입으로 위기가구 발굴·지원 확대라는 두 가지가 제시되었다. 사각지대 해소는 거북이걸음 지난 12월 9일, 보건복지부는 의료급여 부양비 제도를 폐지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폐지된 것은 '간주부양비'로 부양의무자기준과 다르다. 부양의무자기준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부양능력 없음, 미약, 있음이다. 부양의무자가 있더라도 그의 소득과 재산이 낮을 경우 부양 능력이 없다고 본다. 반대로 소득과 재산이 기준 이상일 경우 부양 능력이 있다고 보고, 수급자를 탈락시킨다. 이 사이 구간이 '미약'에 해당하는데, 이때 간주부양비가 발생한다. 부양의무자가 실제로 생활비를 주지 않아도, 준다고 가정해 책정하는 이 간주부양비는 잘못된 제도인 만큼 폐지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보건복지부가 2017년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공언한 지 8년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생계급여와 의료급여에 부양의무자기준이 남아있다. 낮은 기준중위소득의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2015년 도입된 기준중위소득은 국민 전체 소득의 상대적 수준을 복지 기준에 반영하겠다는 취지였지만, 현재 국가데이터청 통계에 나오는 실제 소득 중윗값에는 한참 못 미친다. 2026년 기준중위소득은 6.51%를 인상해 1인가구 기준 256만 원으로 결정됐으나 국가 통계지표에 따른 2024년 중위소득은 1인가구 321만 원으로 큰 차이가 난다. 기준중위소득은 기초생활보장제도 뿐만 아니라 80개 다른 복지제도의 선정기준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전 국민 복지 기준선이 하향 조작되어있는 셈이다. 하지만 복지부는 이를 개선하기보다 기준이나 산식을 바꿔 현재 상황을 '정상화' 시키려는 듯하다. 정책 효과 검증 없는 사각지대 발굴 사업과 디지털화 전체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