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는 지독한데 맛은 왜 이렇게 달콤할까

세상에는 논리로 명쾌하게 설명하기 힘든 존재가 참 많다. 첫 인상은 쉽게 다가서기 어렵지만, 막상 곁을 내어주면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를 품고 있는 사람처럼 말이다. 과일의 세계에서 이런 반전 매력의 정점을 꼽으라면 단연 두리안(Durian)이다. 험상궂은 뾰족 가시 갑옷을 입고 세상을 경계하는 듯하나 그 속에는 세상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순하고 따스한 진심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지독한 냄새의 시험대를 건너 만나는 부드러운 마법 두리안과의 만남은 대개 설렘보다는 당혹감으로 시작된다. 과일 가게 근처만 가도 공기를 장악하는 특유의 냄새 때문이다. 누구나 처음에는 미간을 찌푸리며 뒷걸음질 치기 마련이다. 도대체 과일에서 왜 도시가스나 땀에 찌든 양말 같은 냄새가 나는 걸까 의아하겠지만, 사실 이 지독한 향기는 진정한 애호가를 가려내기 위한 두리안만의 신성한 시험대이기도 하다. 이 고약한 향기조차 견디지 못한다면 나의 진짜 매력을 마주할 자격이 없다! 라고 도도하게 말해주는 듯하다. 하지만 숨을 꾹 참고 노란 과육을 한 입 베어 무는 찰나, 마법 같은 반전이 일어난다. 코를 괴롭히던 냄새는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혀 위에는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부드러움이 찾아온다. 그것은 과일이라기보다 상온에서 기분 좋게 녹아내린 고급 버터 혹은 진한 커스터드 크림의 풍미에 가깝다. 아삭함이나 청량한 과즙 대신, 묵직하고 찰진 크림이 혀끝 하나하나를 포근하게 감싸 안으며 깊은 고소함을 전달한다. 방금까지 코를 막게 했던 주인공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 만큼, 입안에 남는 뒷맛은 은은하고 아름답다. 전체 내용보기